[프랑스]이민정책 토론에서 주도권을 쥔 르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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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정성미(ISC 국제팀)

1년에 이민자 20만명을 1만명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국민전선 대표[ref] 마린 르 펜(Marine Le Pen)을 가리킨다. 국민전선(Front national)은 그녀의 아버지인 장 마리 르 펜이 1972년 창당한 극우 정당이다. 마린 르 펜은 국민전선 대표이면서 대통령 후보이다. 중도 진영으로 분류되는 마크롱과 함께 지지율 1위를 다투고 있어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과 겨룰 것으로 예상된다.[/ref]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는 이 주제를 다루는 것이 불편해 보였다.

“합법적이건 불법적이건 이민을 멈춰야 합니다.” 3월 20일 저녁 마린 르 펜이 강하게 말했다. 이어서 르 펜은 프랑스에 정착하는 외국인 수를 1년에 1만명으로 제한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빈틈없이 짜인 토론에서 국민전선 후보는 니콜라 사르코지나 프랑수아 올랑드의 5년 임기동안 해마다 체류허가를 받은 외국인 20만 명(2016년에는 227,550명)의 수를 줄일 방안을 제시했다.

마린 르 펜은 평소처럼 자신의 지지자가 환호하게 했다. 르 펜은 ‘국경’을 정비해야 한다거나(2015년 11월 이후 국경 장벽이 대대적으로 재건축되었는데도), ‘이민자를 빨아올리는 펌프’라고 생각하는 외국인을 위한 ‘국가 의료 보조’나 ‘주택 보급’과 같은 조치를 폐지해 ‘이민을 단념시키는 정책’을 주장하며 존재하지 않는 것을 공격하려고 애썼다.

이민정책과 관련해 아무도 르 펜에게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르 펜은 매년 ‘20만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프랑스에 들어오고, ‘적어도 같은 수의 외국인이 불법적으로’ 들어온다고 주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조사결과, 프랑스의 누적 불법 체류자는 실제로 20만~ 40만 사이로 여겨진다.

사실 TV 중계된 이 토론은 이민정책에 대한 다른 후보의 불편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격렬한 토론을 선호하는 프랑수아 피용[ref] François Fillon.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의 강한 후보였으나 국회의원 재직 당시 아내와 두 자녀를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해 세비를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난 후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져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ref]은 국민전선과 약간의 입장 차이가 있었는데, 국민전선 후보의 과도함에 눌려 자신의 정책을 ‘팔지’ 못하였다. ‘최소한의 이민’을 주장하고 있는 피용은 ‘매년 국회가 정하는’ 입국 ‘할당량’ 정책을 내세웠다. 이는 2007년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정책에 나왔고, 2012년 대선 결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가 정책으로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고 난 후, 둘 다 이 정책이 적용되면 노동력 확보를 위한 이민 부족을 야기시키기 때문에 철회하였다.

이 상황은 브누아 아몽[ref] Benoît Hamon.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ref]과 에마뉘엘 마크롱에게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이 후보는 이민에 대한 사회당의 불편함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진정한 이민 정책도 제시하지 못하였다. 3월 20일 아몽은 ‘인도주의 비자’와 ‘난민에 대한 최선의 대우’를 위한 투쟁을 상기시키면서 난민 보호시설에 대해 말했을 뿐이다. 장-뤽 멜랑숑[ref] Jean-Luc Mélenchon. 프랑스 좌파당 대선 후보.[/ref]도 마찬가지였다.

에마뉘엘 마크롱도 같은 입장에서 공격의 각을 잡았다. 현 총리인 베르나르 카즈뇌브의 말을 빌어 ‘인간성과 안정성[ref] l’humanité et la fermeté. 인간성과 안정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말은 현 사회당 정부의 수상인 베르나르 카즈뇌브(Bernard Cazeneuve)가 이민자에 대한 정책을 요약하며 한 말이다.[/ref]’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앙마르슈! 후보는 무엇보다 난민에 대한 서류 검토 시간을 줄인 후, 보호시설을 요구하는 난민은 그에 마땅한 대우를 하고 부적합 판결을 받은 난민은 돌려보낼 것을 주장하였다. 여기에는 확대될 여지가 있다. 3% 난민이 돌려보내졌기 때문이다. 2007년과 2012년 사이 우파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뒤를 이은 좌파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이민정책이 보기보다 더 복잡함을 보여준다.

**  Débat présidentiel : sur l’immigration, les candidats ont laissé le champ libre à Le Pen, Maryline Baumard가 쓴 2017년 3월 21일 르몽드 인터넷 기사. 4월 23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3월 20일 월요일 저녁 실시된 TV 토론 내용 중 이민정책에 관해 썼다. 이 TV 토론 후 국민전선 르 펜은 앙 마르슈!의 마크롱(Emmanuel Macron)에게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원문 출처:

http://www.lemonde.fr/election-presidentielle-2017/article/2017/03/21/debat-presidentiel-sur-l-immigration-les-candidats-ont-laisse-le-champ-libre-a-le-pen_5098277_48540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