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동아시아] 레드도 옐로우도 아닌 태국의 제3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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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ccupy.com)

태국은 8월 7일 군부가 제안한 2차 개헌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개헌안이 군부 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민정 이양 이후 3~5년간 사실상 상원을 구성하고 직접 선거로 구성된 하원을 견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부가 여전히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현재 개헌안이 군부의 정치개입을 제도화 한다며 비판하는 사람들이 체포되고 있다. 그리하여 5월 11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태국 군부가 국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태국은 2014년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지 2년 동안 특별보안조치에 해당하는 임시헌법 44조를 동원해 정치 집회를 금지하고 최근에는 국민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와 같은 온라인 채널까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일간지 ‘더 네이션’에 따른면 지난 2년간 군부가 질서 유지 명목으로 527명의 정치인과 활동가를 체포했고 온라인에 정치적 입장을 표명했다가 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은 사람이 992명에 달한다.[ref]태국 군부 쿠데타 2년…침묵 강요 속 527명 체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5/22/0200000000AKR20160522025000076.HTML[/ref]

2010년 왕실과 군부의 탄압으로 태국에서 핀란드로 망명한 준야 렉 임프라세르트(Junya Lek Yimprasert)[ref]내가 왕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라는 글을 쓴 후 국왕모독죄에 해당하는 형법 112조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핀란드의 정치망명을 신청해 현재 핀란드에 살고 있다. http://junyayimprasert.blogspot.kr/p/lek-indochina-women-conference-bangkok.html [/ref]는 현재 태국은 “시위-군부의 진압과 쿠데타-신헌법-선거와 시위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정치적 교착상태”[ref]Understanding the fog shrouding Thai Vision written by Junya Yimprasert and Richard Thompson Coon[/ref]라고 설명한다. 태국은 1932년 쿠데타로 절대군주제를 폐지하고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이후에도 총 12차례의 성공한 쿠데타와 7번의 실패한 쿠데타가 일어났다. 선거를 통해 정부가 세워져도 끊임없이 왕실과 군부의 개입의 위협 하에서 집권해야 했고 오래가지 않아 해산되거나 전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하여 1932년 이래로 선거는 불규칙적으로 진행되었고, 군부가 통치했던 1959년~1969년까지 11년간 선거가 없었던 기간도 있었다.[ref]Understanding the fog shrouding Thai Vision written by Junya Yimprasert and Richard Thompson Coon[/ref] 국회의 임기를 채운 적이 지금까지 1번(2001-2005)이었다고 한다. 현재 왕실은 1946년 라마 9세로 왕좌에 오른 푸미폰 국왕으로 약 70여년 간 재위하고 있지만 현재 후계자가 없는 상태에서 건강이 악화되어 왕정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렉은 입헌군주제가 “현재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지만 후계자가 없는 상황과 왕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왕정은 사양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최근 태국의 상황은 왕실을 지지하는 옐로우 셔츠와 탁신을 지지하는 레드 셔츠의 대립 양상으로 보인다. 왕실과 군부를 지지하는 예로우셔츠는 대부분 방콕 중산층에 속하면서 보수적인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물질주의와 소비주의를 반대하는 공동체운동을 위한 민간단체도 포함한다. 이들은 재계 출신의 탁신이 태국을 소비주의와 물질주의로 오염시켰다고 주장하며 탁신을 지지하는 농촌 사람들이 교육 받은 도시민들과 동등하게 한표를 행사하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한다.[ref]정치난민이 된 짜란 교수와 실종된 태국 민주주의http://www.kdemo.or.kr/blog/report/post/1169[/ref] 반면 레드셔츠는 레드셔츠는 태국 사회의 정치,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도시 빈민층, 그리고 북동부 지역의 농민들로 무상의료제도나 저리대출 등의 정책을 폈던 탁신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렉은 현재 태국의 엘로우 셔츠와 레드 셔츠 모두 답이 아니라고 한다. 이유는 둘 다 민중을 위하기 보다는 각자의 기득권 수호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왕실은 막대한 부를 소유하고 있으며 입헌군주제를 지지하는 인사의 뒤를 봐주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고 태국에서는 여전히 최대 15년형까지 판결할 수 있는 국왕모독죄에 해당하는 형법 112조가 있어 국왕에 대한 비판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다. 또한 탁신의 경우 “탁소노믹스”로 경제 성장을 이루는 듯 보였으나 논의 과정 없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거나 민영화를 진행하는 등  노동조합, 비영리단체의 역할을 무시하며 민중과는 협력하지 않는 권위주의적인 정부로 초기 정치적 기반이었던 민중의 지지를 잃었다.

그렇다면 태국의 미래는 어디에서 볼 수 있는가? 렉은 “현재 기득권층이 집권하는 사회가 아닌 노동자와 대중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사회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무력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권력이 있는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다양성이 수용되고 인권이 중요한 가치이며 실제로 그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회를 만드는 주체는 민중이어야 한다”라고 한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레드도 옐로우 셔츠도 아닌 제 3의 힘이 필요하다. 이러한 힘이 아직 정당이나 구체적인 하나의 힘으로 모아지지는 않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국 상황에 대해 눈을 뜨고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렉은 태국의 인식있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정당을 구성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적으로 태국을 위한 연대 활동으로 필요한 것은 직접 행동이라는 말을 전했다. 현재 태국 국민을 대변하고 있지 않은 군부 정권은 물러나고 제대로 된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부 구성을 요구하는 활동으로 현재 군부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작성: 황정은(사무국장, I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