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번역] 코로나 쇼크와 사회주의

인민의료출판사의 그래픽 각색, 중국, 1977.

인민의료출판사의 그래픽 각색, 중국, 1977.

코로나 쇼크는 하나의 바이러스가 얼마나 강력하게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는지, 사회주의 국가의 사회질서가 보다 튼튼하게 유지된 반면, 부르주아 국가의 사회질서는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용어이다. 

이 글은 코로나 쇼크에 대한 연재 시리즈 중 세 번째 글로, 아나 말도나도(프렌떼 프란치스코 데 미란다, 베네수엘라), 마놀로 데 로 산토스(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 연구원), 수빈 데니스(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 연구원), 비자이 프라샤드(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장)의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부르주아 사회는 사회주의로의 이행이냐 야만으로의 퇴보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야만으로의 퇴보”가 우리 숭고한 유럽 문명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 모두는 이 말이 얼마나 중대한지는 생각하지 않고 경솔하게 읽고 되뇌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야말로 부르주아 사회가 야만으로 퇴보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지금 벌어지는 세계전쟁은 야만으로의 퇴보이다. 제국주의가 거둔 승리는 문명의 파괴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현대 전쟁이 벌어지는 기간에 산발적으로 일어나지만, 무제한 전쟁이 시작되면 필연적인 결과로 나아간다. 오늘날 우리는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한 세대 전에 예언했던 바로 그 선택에 직면했다. 제국주의가 승리하고 모든 문명이 붕괴해 고대 로마처럼 인구 감소, 황폐화, 퇴화라는 커다란 무덤을 팔 것인가, 아니면 제국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국제 프롤레타리아의 투쟁을 의미하는 사회주의의 승리를 가져올 것인가. 이것은 세계 역사의 딜레마로, 계급의식을 갖춘 프롤레타리아의 결심 앞에서 저울의 눈금이 흔들리냐 마냐의 문제이다. 문명과 인류의 미래는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이라는 대검을 저울에 올릴 결심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전쟁에서는 제국주의가 이겼다. 제국주의의 인종청소라는 피투성이의 검은 처참하게도 저울의 눈금을 불행의 나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이 모든 불행과 모든 수치심을 보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이번 전쟁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프롤레타리아가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힘을 장악하고 지배계급의 하인 역할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교훈을 얻는 것뿐일 것이다.

독일 사회민주주의의 위기, 로자 룩셈부르크, 1915

집에 있는 것이 애국! (Ở nhà là yêu nước!), 베트남, 2020. ㅣ 히엡 르 둑

집에 있는 것이 애국! (Ở nhà là yêu nước!), 베트남, 2020. ㅣ 히엡 르 둑

2019년 12월 말, 중국 허베이성에 있는 우한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원인불명의 폐렴 케이스를 발견했다. 2020년 1월 초, 중국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다른 주요국 및 홍콩, 마카오, 대만과 같이 중국 본토와 가까운 지역에 발병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했다. 1월 5일에 WHO는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미상의 폐렴’에 대한 첫 번째 브리핑을 발표했다. 어떻게 바이러스를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가는 물론, 인간 사이에 전염이 일어나는지 여부 등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 기구(GISAID)는 1월 12일에 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개했다. 1월 20일에는 중국 정부에 전염병 대응에 관한 자문을 하고 있는 중국 호흡기 질환 권위자인 중난산 박사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전염을 확증했다.

인간 간 전염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실해지자마자 중국 정부는 행동에 나섰다. 인구 1,100만의 우한은 시 전체가 봉쇄되었고, 중국 내 과학 연구소와 전 세계에 있는 협력기관은 바이러스와 질병(COVID-19)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에 돌입했으며, 중국 의료진은 서둘러 대응을 위한 훈련을 받고 감염 고리를 끊는 것을 돕고자 했다. 우한 내에서는 여러 단체 구성원, 공산당 간부, 다양한 자원봉사자들이 포함된 지역공동체 위원회가 신속하게 체온 체크, 식품 및 의료품 분배, 병원 내 보조 업무 등을 맡았다. 봉쇄 10일 후인 4월 8일, 우한으로의 도로가 다시 열렸다. 5월 15일, 당국은 공공의료를 보호하고 사회 및 경제활동을 재개할 목적으로 모든 우한 시민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중국은 집단면역 이론의 타당성 연구를 위해 테스트 결과를 공유했다)

1월 30일에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이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WHO는 사실상 엄격한 방식의 검사, 물리적 거리두기 및 공격적인 위생관리를 요구하는 매우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탐지되었다고 읽힐 수밖에 없는 메시지를 쏘아 올렸다. 이를 기점으로 1월 20일의 여파 속에서 자본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 간 격차가 벌어졌다.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바이러스에 접근하는 방식은 4가지 주요 영역에서 달랐다. 사회주의식 대응은 다음에 근거했다. 

  1. 과학에 근거한 정부 조치

  2. 공공부문이 필수품 생산

  3. 사회적 삶을 촉진하기 위해 공적 행동 동원

  4. 국제주의 

반면 자본주의 국가(미국, 브라질, 인도 등)에서는 정부가 망상에 빠진 듯한 태도로 바이러스 따위는 존재하지 않거나 전염성이 없는 척하거나, 어떤 외부적인 요인이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자국 시민을 보호해주기를 바라기만 했다. 영리 기업은 필요한 장비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고, 조직과 투쟁의 습관이 없는 원자화된 사회에서는 공적 행동을 자극하기가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국가의 지배 정치 계급은 자신의 무능을 은폐하기 위해 낙인찍기와 대외 강경주의에 의존했다. 이번에는 중국을 비난하기 위해 인종차별과 반공이라는 치명적인 조합을 활용했다.

이 보고서에서 우리는 쿠바, 베네수엘라, 베트남 3개국과 인도 케랄라주를 통해 어떻게 사회주의 세계가 더욱 효과적으로 바이러스에 대처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쿠바

1월 17일에 쿠바 언론은 중국에서 미스터리 한 폐렴이 발견되었고, 41명의 감염자 중 2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신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점차 알려지자, 정부는 WHO 보고서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쿠바 언론은 봉쇄를 실시하기로 한 중국의 결정과 감염 고리를 끊기 위한 여러 조치에 대한 내용을 광범위하게 보도했다. 2월 28일에 미겔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 쿠바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에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중국의 바이러스에 대한 싸움에 쿠바 인민, 정부, 공산당은 굳건한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인민을 도울 수 있다면 도움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공기업 바이오쿠바파마는 인터페론 알파 2B의 생산량을 증대했고, 2월 24일 기준 15만 개의 이중 밀폐 유리병(바이알)에 든 약을 중국에 공급했다.

1월 28일에는 호세 앙헬 포르탈 미란다 공공보건부 장관은 신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전국 차원의 회의를 소집했다. 의료 경각심을 갖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정부는 전국 워킹그룹(NWG)을 결성해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이끌었다. 공공보건부는 9만 5,000명 이상의 의사와 8만 4,000명 이상의 간호사에 이르는 모든 공중보건 인력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과 치료를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바이러스로 인한 증상과 엄격한 위생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요구하는 대중 캠페인도 시작되었다. 언론 플랫폼에서 이러한 정보를 전파하는 한편, 쿠바여성연맹(FMC), 혁명수호위원회(CDR), 대학생연합(FEW)와 같은 대중 조직도 정보를 널리 알렸다. 공공보건부 전염병학 전국 국장을 역임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듀란 가르시아 박사는 1월 28일 첫 번째 성명을 통해 쿠바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가 여러 대륙을 강타했을 때 세웠던 것과 유사한’ 계획을 수립했음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공공보건부 국제 보건 통제 프로그램의 전국 수장인 카르멜로 트루히요 마차도 박사는 공무원들이 쿠바 입국 포인트에 배치되어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여행자의 입국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워킹그룹은 보호 장비, 의료기기 및 반응제의 즉각 구매를 승인했다. 30개 필수 의료 제품의 생산이 우선시되었다. 쿠바 내 기관들은 중국에 공유할 백신 후보와 항바이러스 치료법의 연구 개발을 새로이 강조하기 시작했다. 4월이 되자, 유전자공학 및 생명공학 센터(CIG)가 면역 체계를 활성화할 백신에 대한 첫 번째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중국 후난에 위치한 중-쿠바 생명공학 혁신 센터(CCBJIC)의 생물의학 연구소장 헤랄도 E. 기옌 니예토 박사는 그의 팀이 선천적인 면역 체계가 활성화되는지, 활성화된다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특정 면역을 생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염병에 대한 구체적인 백신은 없지만, 쿠바가 “이미 존재하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3월 10일, 이탈리아 롬바르디에서 온 4명의 여행객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 양성 판정이 나오자 이들은 전염병과 오랜 투쟁의 역사를 가진 페드로 쿠리 열대 의료 연구소(IPK)로 이송되었다. IPK는 산타클라라와 산티아고 데 쿠바에 있는 지역 병원과 함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를 검사하는 1차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들 병원은 각각 하루 1,000명의 환자를 검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정부는 쿠바에 도착하는 모든 여행객을 대상으로 14일간의 의료 관찰기간을 둘 것을 결정했다.

3월 17일에는 쿠바 전국 13개 의대에서 2만 8,000명의 의대생이 각 가정을 방문하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의대생들은 가정 방문을 통해 코로나19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유증상자를 발견하면 해당 지역 내의 주치의에 인계했다. 그러면 주치의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지 판단했다. 의대생들은 일주일 만에 쿠바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600만 명을 찾아갔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4월 26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거의 4만 명에 달했다. 빌라 클라라 주에서는 의대생이 25만 명을 찾아가 증상을 확인했고,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이 높은 5명을 포함해 2,687 건의 호흡기 질환자를 찾아냈다. 쿠바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던 수천 명의 의대 유학생 역시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유학 온 이샤이라 이네토 로자스(3학년)는 유학생의 경우 캠페인 참여는 의무가 아닌 개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되었으나, ‘이러한 시기에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국민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또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집의 문을 두드리고, 몇 번이나 ‘안녕하세요’라고 외쳐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 활동에 동참한 것은 쿠바가 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며, 우리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20일,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쿠바 내각의 장관 7명과 함께 텔레비전에 출연해 지금까지 취한 조치와 향후 계획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인간의 생명과 사회 구조 전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차분하고 현실과 객관에 근거해야 한다. 패닉이나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쿠바의 대응에서 나타난 특징은 과학에 기반한 태도를 가졌다는 점이다. 이 날까지 쿠바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된 사람의 수는 21명이었고, 716명이 병원에 격리되어 있었다. 정부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치를 제시했다.

 

  1. 해외에서 입국한 쿠바 국민 대상으로 14일간의 자가격리 실시

  2. 쿠바의 주 수입원인 관광산업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6만 명의 여행자 대상으로 출국 권고 및 여행자 입국 규제 강화

  3. 물리적 거리두기 의무화

  4. 바이러스 감염 취약자 및 주요 산업 종사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경우 집에서 의무 자가격리

  5. 국내 상무부는 모든 공공 활동 중지, 식료품점과 농산물 직판장은 엄격한 보건 규제 하에 영업, 식당은 평소 대비 좌석 수를 절반으로 줄여 영업

  6. 마르따 엘레나 페이또 까브레라 노동 사회안전부 장관은 ‘누구도 속수무책으로 남겨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를 위한 조치를 시행했다. 민간부문 자영업자의 세금 납부가 일시적으로 중지되었다. 격리로 인해 휴가에 들어간 공공부문 노동자에게는 격리 시행 첫 달에 기존 급여의 100%를 지급했고, 그 후에는 급여의 60%가 지급될 것을 보장했다. 민간부문 노동자에게는 전국 최저임금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7. 기아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쿠바 당국은 기존의 배급제를 더욱 확대해 팬데믹 중에도 각 가정이 평등하게 식품과 기본적인 위생용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12,767 개의 동네 가게를 통한 상품 분배를 위해 배급 카드를 사용했다. 배급 카드는 식용유, 설탕, 쌀, 콩 등을 포함한 기본 식품 꾸러미를 제공하는데, 나중에는 달걀, 감자, 채소에 이어 1인당 제공되는 닭고기의 무게가 추가되고, 여분의 비누, 치약 및 표백제 등으로 제공 품목이 확대되었다. 배급 카드와 동네 가게는 자체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380만 9,000 가구에 도움을 제공했으며 바가지 행위를 억제했다.

4월 6일이 되자, 확진자 수는 396명으로 늘었고, 1,752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정부는 전 국가적 계획에 근거해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모든 비필수 경제활동과 식당 내 취식이 중단(포장 및 배달만 허용)되었고, 도시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했으며 수도, 전기, 가스 요금의 납부가 연기되었다.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쿠바의 코로나19 대응의 중추는 공적 행동이었다. 미국의 침략 위협에 대항해 1960년에 설립된 혁명수호위원회(CDR) 구성원은 전국적으로 800만 명(쿠바 전체 인구는 1,134만)에 달한다. CDR은 도시의 구획 단위로 조직되는데, 이를 통해 사람들을 동원해 각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주민에 도움을 제공하고, 보건 캠페인에 참여하며, 허리케인 시즌에는 식품과 대피소를 제공한다. 쿠바 동부의 산티아고데쿠바에서는 대학 교수이자 쿠바여성연맹의 일원인 후아나 게레라 같은 CDR 회원들이 1만 6,000 장의 마스크를 제작했다. 대학생연합은 여러 도시에서 격리 센터의 청소와 취사를 돕고, 격리된 가정에 물품을 배달하거나 지정 지원 센터에서 의료진과 취약 가정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과거의 전투에서 영감을 받아 많은 학생은 코로나19가 자기 세대의 피그만(#EsteEsMiGiron, 우리의 피그만. 미국의 피그만 침공 당시 쿠바가 거둔 승리를 상징)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혁명 쿠바 정신의 핵심은 국제주의이다. 2005년, 쿠바는 헨리 리브 국제의료여단을 창설해 전 세계에 긴급 의료지원을 제공을 시작한 이래로 해외로 25개 의료 지원단을 파견해 23개국 250만 명의 생명을 돌보았다. 그리고 이 국제의료여단이 현재 코로나19와의 싸움 중심에 서서 각국의 요청에 따라 전 세계로 쿠바 의료진을 파견하고 있다. 3월 15일, 130명의 감염병 학자와 기타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첫 번째 지원단이 베네수엘라로 파견되었고, 그 후로 3,337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33개의 지원단이 유럽,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27개국으로 날아가 의술을 펼쳤다. (지원단 구성원은 그레나다 출신 의사 2명에서 남아프리카 출신 의료진 217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지원을 받은 국가 중 다수는 쿠바의 지원을 거절하라는 미국 정부의 압력을 많이 받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쿠바가 팬데믹을 틈타 돈벌이를 한다는 공격을 주도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즈 파리야 쿠바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비방전에 ‘국무부 장관에게 도대체 무슨 권리가 있길래 주권 국가가 자국의 보건의료를 포기하도록 만드는가?’라고 일갈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 쇼크에 빠지면서, 카리브해를 떠돌게 된 영국 크루즈선 MS 브래마는 승객 682명을 태우고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발생한 상태에서 정박지를 절실하게 찾고 있었다. 다른 국가들은 이 크루즈선의 정박을 불허했지만, 심각한 위험에 처했던 쿠바만이 문을 열고 크루즈선의 정박과 승객의 귀국을 준비했다. 당시 쿠바는 ‘이러한 시기에는 연대, 건강을 인간의 권리로 이해하는 관점, 우리 앞에 놓인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즉, 쿠바 혁명과 민중의 인도주의적 실천에 내재한 가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쿠바의 혁명적 시스템은 쿠바에 봉쇄와 팬데믹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었고, 인간의 생명을 중심에 놓는 당과 정부와 함께 노동자, 농민, 과학자, 대중 단체, 그리고 민방위 체계가 서로 힘을 합칠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는 의사 한 명을 쿠바에 보냈고, 그 한 명이 수 백만이 되었다, 2020. #CubaSavesLives (쿠바가 생명을 구한다)

우리는 의사 한 명을 쿠바에 보냈고, 그 한 명이 수 백만이 되었다, 2020.
#CubaSavesLives (쿠바가 생명을 구한다)

베트남 

지난 1월 16일, 베트남 보건부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의 인간 간 전염이 확실해지기 전에 다른 정부 기관과 대중을 상대로 이 위험한 바이러스에 대해 알리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5일 후인 1월 21일, 보건부는 종합병원과 개인병원에 상세한 바이러스 대응 지침을 내렸다. 1월 24일, 도쑤언뚜옌 보건부 차관은 모든 국경 초소에서 검문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국경선이 1,400km에 이르고, 10시간이면 우한에 닿을 수 있기 때문에, 국경 검문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중요한 결정이었다. 1월 30일, 응우옌 쑤언 푹 총리가 이끄는 베트남 정부는 전염병 예방에 관한 국가 운영 위원회를 설립했다. 이틀 후인 2월 1일, 응우옌 총리는 사실상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베트남 공산당은 일찍부터 '전염병 퇴치는 적과 싸우는 것과 같다'는 모토를 내걸었다. 그러나 이번 싸움은 과학적인 태도에 근거해 수행되는 것이었다. 국경지대에서 검사가 시작됐고 전염병 통제팀은 국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감염자가 확인되면 접촉자를 추적했다. 베트남 국립위생역학연구소는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테스트를 매우 빠르게 만들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전국 100개 이상의 연구소가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테스트를 수행했고, 덕분에 하루에 2만 7,000개의 샘플을 분석할 정도로 처리 속도가 높아졌다. 3월 10일, 정부는 접촉자 추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NCOVI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전염병 통제팀은 전체 인구에 봉쇄 명령을 내리기보다는 인구 전체를 검사해 유증상자,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자 등을 격리하고 치료했다. 다만 확진자 수가 특히 많은 지역은 격리 조치되었다.

베트남 당국은 이용 가능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격리에 대한 4단계 접근법을 따랐다.

  • 1 단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보건 시설에 격리(이 경우 자가격리 불허)

  • 2단계: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는 모두 검사를 받고 정부가 운영하는 격리시설 입소

  • 3 단계: 2 단계 해당자의 밀접 접촉자는 집에서 자가격리 실시

  • 4단계: 마을이나 병원 단위로 특히 심각하게 확진 사례 발생 시, 전체 마을 및 병원 봉쇄실시

이러한 다단계 격리 시스템은 당국이 감염의 사슬을 끊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정부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3월 30일, 감염 고리를 끊기 위한 싸움에서 필수적이었던 하노이 박마이 병원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벌어지자마자 정부는 국가적인 팬데믹을 선언했다.

보건부가 손 씻기와 물리적 거리두기를 주제로 만든 뮤직비디오에 사용된 음악에 맞추어 젊은이들이 춤을 추는 동영상이 틱톡에서 입소문이 났다. 이 영상에 담긴 메시지는 며칠 지나지 않아 방송을 통해 전파되었고, 민간 기업을 포함한 통신사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30억 건의 메시지를 핸드폰을 이용자에게 발송했다.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고, 알코올 성분의 손 세정제가 배포되어 어디서든 살 수 있게 되었으며, 학교와 종교 시설 및 부지는 즉시 폐쇄되었다. 

정부는 공공부문 생산단위에 개인보호장비(PPE), 산소호흡기, 손 세정제와 약품을 비롯한 필수 장비의 생산을 지시했다. 가격 폭등에 대한 염려 없이 개인보호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적인 능력은 충분했다. 생산 주체가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4월 8일 베트남 정부는 연대의 의미로 45만 개의 개인보호장비를 미국에 보냈다. 미국 정부가 터무니없는 폭격을 가하고, 아직까지도 사람들에 상처로 남은 독한 화학 무기를 사용한 대상이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농업은 몇 세대를 거쳐도 회복되기 힘들 것이다. 

민간 부문도 그랬지만, 수입원을 잃은 사람들에게 식량을 나눠주는 ‘쌀 ATM’을 만들어 배포한 자선가들 역시 정부 정책에 발을 맞췄다. 정부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나 와서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차렸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인구 1억의 베트남은 7월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사망자 수 0명을 기록하고 있다. 

고마워요, 베트남! (Cảm ơn Việt Nam!’), 베트남, 2020 히엡 르 둑

고마워요, 베트남! (Cảm ơn Việt Nam!’), 베트남, 2020
히엡 르 둑

베네수엘라  

2월 26일 브라질 당국은 자국 내 첫 번째이자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첫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음을 보고했다. 이틀 뒤인 2월 28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대통령 직속 코로나바이러스 예방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3월 13일 베네수엘라에서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되기 몇 주 전임). 놀랍게도, 같은 기간 동안 미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높은 전염성과 WHO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경제 전반이 압박을 받고 공중보건체계가 파괴되고 있었다. 2018년 베네수엘라 제약연맹은 필수 의약품의 85%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2018년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미국 제재의 결과, HIV, 신장병, 암, 당뇨병에 대한 주요 약품에 접근할 수 없어 30만 명이 죽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 쿠바, 이란, 러시아 등 동맹국들에게 필요한 장비와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적대적 제재 체제와 미국 군함의 봉쇄에 짓눌린 베네수엘라 정부와 동맹국들은 미국의 금수조치를 무시하는 대담함을 보여주었다.

3월 13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유럽연합과 미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41세 여성과 스페인에서 귀국한 52세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 발표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유럽, 콜롬비아,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발(發) 항공 운항을 3월 15일부터 중단하기로 했으며, 공항과 항구에서 코로나19 증상 검사를 시작했다. 스페인에서 돌아온 여행객 확진자 때문에, 3월 5일과 8일 이베리아 항공 6673편으로 도착한 모든 승객에 대해 의무 격리를 지시했다.

정부는 WHO의 권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공공집회 전면 금지, 등교 중지, 대중교통 사용시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으며, 3월 15일 까라까스시뿐만 아니라 라구아이라, 미란다, 술리아, 아뿌레, 따치라, 코헤데스 등 일부 주에 전면적인 격리를 요구했다. 이틀 만에 16건의 신규 확진자 발생을 확인한 정부는 한 달 동안 전국적 격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에 기초하여 코로나19와 관련된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료 및 역학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었다. 3월 16일,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각종 사회 프로그램 이용과 전자결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2016년에 구축한 전국 카드 시스템인 시스테마 빠뜨리아(조국 시스템)를 질병 퇴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두로 정부는 제재로 인한 문제 해결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도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2017년에 이 웹 기반 플랫폼을 구축했다. 약 2,800만 베네수엘라 국민 중 1,800만 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이 시스템에 등록함으로써, 시스테마 빠뜨리아는 가장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전달하는 방법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시스테마 빠뜨리아는 식품 공급의 조직, 재정 지원 지급, 디지털 화폐 실험을 위한 토대가 되었다.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는 국민의 의료 수요를 적절하게 파악할 뿐만 아니라 현금 지원을 제공하는 데 이용되었다.

3월 26일, 미 법무부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핵심 인사들을 마약 밀매 혐의로 고발하고 그 중에서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따렉 엘 아이싸미 산업국가생산부 장관, 블라디미르 빠드리노 로뻬스 국방장관, 디오스다도 까베요 제헌의회 의장에게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시스테마 빠뜨리아를 기초로 한 코로나19 조사 및 검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질병에 가장 취약한 계층의 가구 방문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감염 사례의 예방과 조기 발견에 효과적임과 동시에 경제위기 속에서 의료 종사자의 고용을 창출한다. 베네수엘라와 쿠바의 의료팀은 공동체평의회, 지역공급생산위원회(CLAP), 보건위원회,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 등 다양한 대중 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이 계획을 수립했다. 베네수엘라는 코로나19 진단을 위해 92만 9,599건의 검사를 실시했다(검사 건수 인구 백만 명당 3만 987건에 해당).

마두로 대통령은 3월 24일에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수도권 봉쇄를 강화했다. 7건의 COVID-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총 확진자 수가 91명으로 늘어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세 기관, 즉 1) 46곳의 코로나19 전담 병원, 2) 베네수엘라와 쿠바 정부의 사업으로 2005년 지역 보건소로 설립된 종합 진단 센터, 3) 민간 의료 시설을 보강해야 했다. 정부는 최신 과학을 바탕으로 역학 및 임상 계획을 배포했다. 공공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의료센터에서도 확진자의 치료에 쿠바 산(産)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 알파-2B,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의 약물을 도입했다. 의대와 간호대 학생 1만 2,000 명이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해 동원되었다.

제재로 인한 어려운 조건에 익숙해진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구호 기구와 정치적 탄력성을 이전부터 구축해 두었다. 이중 하나가 바로 2016년 기아에 허덕이던 700만 이상의 가구에 식품을 배급하기 위해 설립된 CLAP이다. 이 제도의 핵심은 단순히 국민의 기본 필수 영양을 충족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다. 민중과 접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식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러한 공동체 조직이기 때문이다. 각 CLAP 상자에는 비슷한 물품(밀가루, 곡물, 쌀, 우유, 식용유, 통조림 고기)이 들어있다. 상자 안에 든 물품의 시장 가격은 대략 11달러이지만, 대중이 부담하는 비용은 1센트도 안 된다. 

미국 정부는 CLAP 구호 상자에 들어가는 식품의 해외 공급자를 제재하면서 CLAP 프로그램에 대한 표적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도 여러 문제에 직면했음에도 국민 구호를 지속하겠다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굳건한 의지를 막지는 못했다. 2016년 아리스또불로 이스뚜리즈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CLAP 프로그램을 '혁명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이라고 말했고,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3월 19일, 정부는 CLAP을 보완해 봉쇄 기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3월 24일 정부는 추가적으로 CLAP 프로그램을 확대했으며, 제재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CLAP 상자의 배포 기한을 최소 2020년 8월까지로 보장했다. 또한 식품(CLAP 상자에 들어가는품목 포함) 수입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식품을 자력으로 생산하려는 장기적인 계획이 이미 수립되어 있었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사회적 재화 구매를 관리하는 중앙 집중형 공공조달 계획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발표했고, 농촌에서 생산된 식량을 도시로 조달할 방법의 창출을 장려했다. 휴교로 대다수의 베네수엘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급식 계획은 이제 비상 계획의 일부로 바뀌었고, 공적 행동을 토대로 공동체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해 학생 집으로 배달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 급식 계획은 생산자 꼬뮨에서 조달된 과일과 채소, 참여적이고 교육적인 작업방식을 활용해 생산, 유통, 소비에 관한 민중 간 사회주의 계획을 통해서 강화되고 있다. 까라까스시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식품으로 판매가를 조절하고 배달 수입이 끊긴 노동자를 고용하는 '나는 집에서 구매한다'라는 배달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3월 23일에 정부는 이미 취약해진 경제를 보호하는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시스테마 빠뜨리아를 활용해 취약계층과 임금 지급을 지속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에 직접 현금을 지원했고, 임대료 납부를 유예하고 강제 퇴거를 금지했다. 또한 부동산협회에는 장기적인 파산 위기를 관리할 방안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모든 대출 원리금 상환은 6개월 동안 유예되었고, 벌금과 과태료에 대한 이자도 폐지되었다. 정부는 국민의 신용기록을 보호하기 위해 이 기간에 신용 측정 기준을 재분류할 것을 은행에 지시했다. 특히 격리 기간 동안에는 통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정부는 6개월 간 케이블 방송 서비스와 전화 서비스(인터넷 포함)의 중단을 금지했다. 국가 유지를 위한 필수품 수입이 가능하도록 비과세 혜택을 주고, 식품 생산·유통, 의약품 생산·유통, 보건·위생 장비 및 물품 생산 등 전략 분야에 투자했다.

이러한 정부의 조치 외에도, 공적 행동이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대응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볼리바리안 혁명 이론은 정부 기구의 권력을 민중 권력으로 분산시키고, 지역을 스스로 관리하고 생산을 집단화 할 수 있는 민중 기구를 세우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운동진영뿐만 아니라 공동체평의회와 CLAP 위원회, 그리고 꼬뮨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성은 사회적 미션의 일환으로 이러한 단위의 지도부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매일 요리를 하고, 주사액을 준비하며 마스크를 만들고, 가정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단이 없는 가정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바로 여성이기 때문이다.

정부뿐 아니라 매우 적극적이고 정치적인 성격의 분권화된 기구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심화하면서, 대중의 참여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충격(으로 발생하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화폐에 대한 공격과 초인플레이션, 자국에 대한 무력공격에 맞서 볼리바리안 혁명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 민중 저항을 강화한다. 정부와 조직된 공적 행동을 통한 팬데믹 대응은 미국 주도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저항하는 데 필요한 정치적 강인함과 회복력을 활용해 국민의 즉각적인 물질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구호 노력을 만들었다. 

봉쇄조치가 실시된 후 첫 6주 동안, 주로 콜롬비아와 브라질에서 약 4만 9,628명이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 이들은 국경에서 검사를 받은 후, 정부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의무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렇게 철저한 조치를 취했어도 상당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국외에서 유입되고 있다. 5월 9일부터 27일까지 기간만 보더라도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 34명 중 77.8%가 해외에서 귀국한사람들이었다. 

이런 위험을 알면서도 정부는 칠레 산티아고, 페루 리마, 에콰도르 키토에 전세기를 보내 이들 국가와의 정치적 관계와 무관하게, 그리고 미국의 제재로 위기 관리와 적절한 의약품 조달이 더 어려워졌지만 무료로 자국민을 귀국시켰다. 그동안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브라질 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적대시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당 국가로 이주한 베네수엘라 국민을 도왔다. 게다가 콜롬비아 보건부가 유일한 코로나19 진단 장비가 고장났다고 발표하자 마두로 대통령은 중국에서 들여온 진단 장비 2대를 콜롬비아에 보낼 것을 제안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콜롬비아가 국경지역에 반 베네수엘라 군을 주둔시키고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개입하기 위한 '호구' 역할을 계속했음에도 이러한 제안을 한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주보건기구를 통해 이 사안을 조율하려 했으나 콜롬비아 정부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미국으로부터의 공격과 사회주의를 향한 양국의 헌신으로 더욱 가까워졌다. 그렇기에 양국은 매우 긴밀한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다. 쿠바 정부는 베네수엘라에 인터페론 알파-2B 1만회 투여분을 보냈고, 개발자인 루이스 에레라 박사는 3월 16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베네수엘라의 검역 강화 결정에 대해 감염 사슬을 끊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그 전날에는 쿠바 의사 130명이 코로나바이러스 퇴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입국했다. 이 쿠바 의료진 팀은 2003년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진행중인 쿠바 의료미션(미션에 참가하는 의사는 2년마다 교체)에 합류했다. 3월 23일에는 중국에서 온 의료진이 지원을 제공했고,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의료장비, 의약품, 진단검사, 시약, 보호렌즈, 생물안전등급 보호복, 공기청정기 등을 의료 센터에 보냈으며, 베네수엘라와 중국 사이에 에어브릿지(코로나19 방역 통제가 잘 되는 국가 간 이동제한 없이 입출국 허용하는 제도)를 체결해 필수품 수입을 용이하게 했다. 

이란은 지난 5월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구호물자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연료를 실은 유조선 5척을 보내 미국의 베네수엘라 항구 봉쇄를 뚫었다. 이 유조선은 국민 간의 폭넓은 평화적 연대 메시지를 담고 베네수엘라에 입항했다.

“쿠바 의사들에게”, 베네수엘라, 2020 미루엘 게라/유토픽스

“쿠바 의사들에게”, 베네수엘라, 2020
미루엘 게라/유토픽스

 인도 케랄라주 

1월 18일, 인구 3,500만의 케랄라주 좌파민주전선(LDF) 정부의 KK 샤일라자 케랄라주 보건장관은 중국 우한에서 벌어지는 일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우한에서는 봉쇄 시행되기 전이었으나, 샤일라자는 우한에서 유학 중인 케랄라주 출신 학생이 있었고, 이들이 귀국하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케랄라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1월 22일에 주 보건부는 모든 병원과 각 구청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준비가 필요함을 경고했다. 1월 24일, 케랄라주는 주 차원의 상황실을 꾸렸고, 28일에 주 소재 전 구에 상황실이 설치되었다. 격리시설 역시 모든 구에 설립되었으며 18개 위원회가 세워졌고 예방 조치가 시행되었다.

1월 30일에 우한에서 유학하던 의대생 한 명이 케랄라주 첫 번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었다. 곧 두 명이 더 확진되었고, 2월 3일이 되자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지역에서 돌아온 2,200명 이상의 케랄라주 주민이 격리조치에 들어갔다. 주 정부가 취했던 예방조치는 효과적이었다. 3명의 확진자 모두 수 일 내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2차 감염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격리자의 숫자도 곧 감소했다.

그러나 2월 말이 되자 코로나바이러스는 더 많은 국가로 퍼져나갔고,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지역에 다녀온 사람의 유입도 훨씬 늘어났다. 초기에는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들이, 나중에는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되었다. 이들의 접촉자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케랄라주에서 코로나19 감염의 제 2파가 일어난 것이었다. 그 후 몇 주 동안 케랄라주는 지속적으로 케랄라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항공뿐만 아니라 주 경계에 위치한 도로 24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육로로 유입되는 사람들을 검사했고, 기차 승객들도 검사했다, 특히 기차의 경우 승객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고된 작업이었다.

케랄라주는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의 상세 내역을 포함한 경로 지도를 활용해 광범위한 접촉자 추적에 나섰다. 확진자가 방문했던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은 보건부로 연락하도록 했다. 이 경로 지도는 소셜 미디어와 케랄라주 정부 모바일 앱인 GoK 다이렉트를 통해 널리 전파되었다. 지방자치기구(LSGI)의 선출직 대표들과 의료진은 접촉자 추적을 도왔다. 나중에 피라나이 비자얀 케랄라주 수상(인도 공산당 정치국원 겸임)이 말한 바와 같이 처방은 ‘추적, 격리, 검사, 격리, 치료’로 명확했다.

해외 또는 다른 주에서 온 사람들은 지정된 격리 센터나 집에서 격리를, 확진자의 1차 및 2차 접촉자는 자가격리를 실시한다. 보건부 공무원이 정기적으로 방문 또는 전화를 통해 자가격리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는지를 확인한다. 집에서 효과적으로 격리를 실시할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격리 센터에 머물게 되며,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된 사람은 모두 입원 치료를 받는다. 검사와 치료는 케랄라주 내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코로나19가 보고되기 시작했을 때, KK 샤일라자 케랄라주 보건장관은 매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신 소식,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조치, 대중이 반드시 취해야 할 조치 등을 대중에 전달했다. 3월 10일 이후로는 몇 개의 부처가 관여하게 된 팬데믹 억제 노력의 일환으로 피라나이 비자얀 케랄라주 수상도 매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든 구에 코로나19 검사 센터와 치료 센터가 추가로 세워졌고, 276명의 의사와 321명의 하급 보건 감사관이 새로 임명되었다.

또한 주정부는 수요 증가에 따라 마스크와 세정제 생산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자유 시장에서 문제가 해결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은 것이다. 공공 부문이 약품, 손 세정제, 장갑 등의 추가 생산을 주도했다. 주정부 지원을 받고 450만 명의 여성(케랄라주 전체 여성 인구의 약 1/4)이 가입한 동네 그룹 단위의 대규모 조합인 쿤둠바시리가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 좌파인 인도민주청년연합(DYFI)과 케랄라 사스트라 사히뜨야 파리샤드 (KSSP, 케랄라 과학 문헌 포럼. 케랄라주에서 가장 큰 민중 과학운동)의 활동가들은 손 세정제 제작에 나섰다.

주정부는 감염 고리 근절 캠페인을 벌여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주정부 종사자 단체는 주정부 사무실 앞에 손 세정제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인도민주청년연합는 주 전역에 걸쳐 2만 5,000개 지점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을 설치했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콜센터를 개설했다. 준비도, 최고 수준의 경계, 수칙의 엄격한 준수, 투명성은 케랄라주가 코로나19에 맞서는 데 매우 중요했다.

3월 말이 되어서야 인도의 나머지 지역이 팬데믹의 현실에 눈을 떴을 때, 케랄라주는 민중의 경제적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한 심층 계획 수립을 향해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3월 12일, 주정부는 교육기관의 폐쇄를 발표했고, 곧이어 평상시라면 보육 센터에 있어야 하는 아동이 있는 가정에 식품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인도 중앙 정부가 했던 것처럼 각 가정에서 가족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일괄적인 봉쇄를 실시하거나 공표된 정책을 따르기보다, 케랄라주 정부는 제한 조치로 인해 사람들이 처하게 될 상황에 주시하면서 점진적으로 조치를 실시했다. 3월 19일에 주수상은 2천억 루피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사회복지연금 선지급, 한 달간 전 인구에 무료 주곡물 제공, 공공의료에 50억 루피 추가 지원, 전기요금 및 세금 납부기한 유예 등의 조치가 포함되었다.

케랄라 주정부는 3월 24일부터 봉쇄를 시행했다. 인도 중앙 정부는 전국적인 봉쇄를 그다음 날부터 실시했다. 그 후 수 주동안, 케랄라 주정부는 모든 가정에 주곡물을 무료로 배급했다. 독거노인, 장애인, 질병으로 인해 요리를 할 수 없는 사람, 극빈층에게는 조리된 식품이 제공되고 있다. 각 마을, 읍/면 자치당국, 대도시 시청 등에 설립되어 있는 지방자치기구의 구 단위 위원회 판차야트(인도의 전통적인 마을 의결기구)가 자원봉사자와 함께 이러한 일을 수행한다. 지방자치기구에 공동체 주방이 생겼고, 자원봉사자가 이 주방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배달한다. 공동체 주방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대부분이 케랄라 지방자치 및 공기업 종사자 조합(KMCSU) 같은 지방자치기구 종사자로 구성된 좌파 성향의 노동조합 회원이다. 주정부는 모든 가정에 17개 필수 품목이 들어 있는 식료 잡화 키트를 배급하기도 했다.

봉쇄로 공급망이 정지할 가능성을 예측한 주정부는 주작물인 벼를 중단 없이 수확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또한 쌀, 채소 및 기타 작물을 조달하기 위한 조치도 취했다.

케랄라 주정부는 처음부터 인도의 다른 주에서 온 이주 노동자를 위한 숙박 시설이 물리적 거리두기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주정부가 운영하는 노동자 구호 캠프를 설치해 건강 검진을 실시했다. 식품, 마스크, 비누, 손 세정제 등이 노동자에게 제공되었다. 4월 20일자로 케랄라주에 세워진 이주노동자를 위한 구호 캠프는 1만 9,902개로, 수용 인원은 35만 3,000명에 달해 인도 내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을 수용했다.

케랄라주에는 다양한 부문의 노동자에게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동자와 사용자가 각각 복지기금에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복지기금 이사회가 많다. 복지기금 이사회가 있는 부문의 모든 노동자는 이사회를 통해 재정 지원을 받는다. 이러한 복지기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인당 1,000 루피를 받았다.

현재 진행 중인 자원봉사 활동의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정부기관 종사자의 자원봉사활동 외에도, 노동조합원, 청년 활동가, 학생 활동가, 주정부가 창립한 청년 사회봉사대가 구호 노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월 23일자로 34만 6,406명의 청년이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지원 대상자의 파악, 식품과 필수품 배달, 각 가정에 대한 긴급 지원 제공, 콜 센터 및 상황실 운영 지원, 구호 캠프에 물자 배달, 경보 전파, 병원에서 지원 제공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의 제2파를 막기 위한 케랄라주의 노력은 성공적이었다. 5월 8일이 되자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6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곧 제3파 감염이 몰려왔다. 인도 전체의 봉쇄를 완화하는 것의 일환으로, 주 간 이동 및 국제선 입국에 대한 강력한 금지 조치가 5월 첫 주부터 완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외 및 인도 다른 주에서 거주하던 케랄라주 출신의 수십만 명이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 증가, 안전하지 않은 환경, 치료 부족, 많은 경우에는 실직 등에 직면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주정부는 고향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모든 케랄라주 출신 주민을 데리고 오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5월 4일부터 6월 23일까지 인도 내 다른 주와 해외에서 돌아온 케랄라주 출신 주민은 31만 5,000명 이상이었다.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자연히 케랄라주의 확진자 숫자도 증가했다.

6월 23일자로 케랄라주의 확진자는 1,620명, 사망자는 22명이었다. 5월 4일부터 6월 23일까지 보고된 모든 확진자 중에서 90.7%가 해외 및 다른 주로부터 유입된 사람들이었다. 이 시점에서 총 15만 196명이 관찰 대상자였는데, 이 중 14만 7,990명이 가정 또는 격리 시설에 수용되었고, 2,206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금지 조치는 조심스럽게 완화되고 있지만, 안심할 여유는 없다. 의식 제고 캠페인을 지속하고, 물리적 거리두기 개념이 여전히 시행 중이며, 대규모 집회는 금지되고,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다. 주정부도 계속해서 정기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일일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좌파민주전선 정부의 노력은 모든 시민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에 기초한다. 이 방식은 공공의료 시스템을 비롯해 건강과 안녕을 결정짓는 기타 사회경제적 요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아와 무주택 상태가 건강 증진에 중대한 장애요소임을 이해한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좌파민주전선 정부가 취한 정책적 조치는 민중에게 구호를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모든 이슈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목적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6월 9일 현재, 11만 6,328명의 자원봉사자가 지원 대상자 파악 업무에 배치되어 지원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했다. 주정부의 전략은 공공부문 및 지방자치기구를 포함하는 주 내의 기구 전체를 비롯해 주 내 강력한 대중 및 계급 단체, 공동체, 협동조합 등의 집단 에너지와 케랄라 주민의 자발적 행동을 향한 열정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주정부 기구, 일반 대중, 대중 및 계급 단체를 통해 동원된 민중의 노동의 총동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략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주정부의 공적 행동 덕분이었다. 1957년 최초의 공산주의 주정부가 들어선 직후, 케랄라주는 공공 교육과 공공 보건에 투자했다. 공산주의 주정부는 주도적으로 토지개혁을 실시해 봉건적 지주제를 타파하고, 소농과 농업노동자의 삶의 질을 대폭 개선했으며, 노동자의 단체교섭력을 높였다. 노동 계급 운동은 케랄라주의 임금이 인도 내에서도 최상위를 기록하게 만드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주정부가 복지기금이사회를 통해 노동자를 위한 가장 광범위한 사회보장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데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인도 좌파는 오랫동안 민주주의적 분권화를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된 가장 큰 사업은 좌파민주전선 주정부가 1996년에 시작한 민중의 계획 캠페인이다. 지방자치기구가 이를 통해 크게 강화되었고, 그 결과 각종 기금과 권력의 지역의 기구로 이전되는 수준이 훨씬 높아졌다. 또한 지방자치기구가 필요시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역량이 대폭 확대되었고, 이제는 주 내에서 구호 활동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쿠둠바시리 역시 좌파민주전선 주정부가 1998년에 시작한 것으로, 좌파민주전선의 주정부가 집권기에 강화되었다.

케랄라주의 공공의료는 2016년에 임기를 시작한 현 좌파민주전선 주정부 하에서 가장 큰 지원을 받았다. 이는 주의 공공 보건의료 시설을 업그레이드할 목적으로 2017년에 시작된 야심 찬 계획인 아르드람 미션 덕분이다. 케랄라주는 1차 보건센터(PHC)를 중심으로 인도 내에서 최고의 1차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한 역사가 길다. 현 좌파민주전선 주정부는 이러한 역사적 유산을 계승하고 더욱 확대해 나갔다. 이제 공식 순위에서도 나타나듯, 인도의 상위 12개 PHC가 케랄라주에 위치한다. 아르드람 미션을 통해 모든 PHC가 가족보건센터(FHC)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운영 시간도 확대되고(PHC가 외래 진료를 아침부터 정오까지 봤다면, FHC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외래 진료 가능), 의사도 확충되었다. 전체 주립 병원 내 시설도 대폭 개선되었다. 바로 이것이 케랄라주 의료 시스템이 코로나19로 나타난 문제에 맞설 수 있었던 비결이다. 동시에, 극우 인도인민당(BJP)이 이끄는 인도 중앙정부가 추진한 의료부문 민영화는 케랄라주 좌파민주전선 정부에 의해 저지되었다. 올해 2월에 인도 중앙정부는 인도 각 주에서 구립 병원을 민영화할 것을 요구했으나, 케랄라주는 단호히 거부했다. 

인간이 가진 최선의 가능성 

코로나 쇼크는 자본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 간에 존재하는 큰 차이를 드러낸다. 이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네 개의 축으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사회주의 

  1. 과학 

  2. 공공 부문 

  3. 공적 행동 

  4. 국제주의 

자본주의 

  1. 환상 

  2. 영리 부문 

  3. 인구의 원자화와 마비 상태

  4. 맹목적 애국주의와 인종차별주의 

물론 자본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도 예외적인 대응 사례는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은 2003년 사스(SARS)를 겪은터라 팬데믹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었고, 사스 이후로도 공공의료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았다. 또한 사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WHO 보고서를 무시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대체로, 이 바이러스에 결의와 지성으로 결연히 맞선 것은 사회주의 국가들이다. 미 제국주의로부터 정면 공격과 (특히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경우) 점점 더 공격적인 하이브리드 전쟁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사회주의 사회와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사슬을 끊고, 개인적, 사회적 트라우마가 발생하는 것과 국민 경제가 얼어붙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단호하고 끈질기게 행동했다. 자본주의는 여러 면에서 자신이 초래한 재앙에 맞설 수 없지만, 사회주의는 인간이 가진 가능성 중에서도 최선을 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