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드는 미래: 지구 살리기 계획2

본 기사는 Tricontinental의 We Will Build the Future: A Plan to Save the Planet를 번역한 것입니다.

지구 살리기 계획 1

번역: 이재오(번역팀, ISC)

서문 

사샤 요렌티

55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이 전 지구적 비극을 거울삼아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체제가 누구를 위하여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팬데믹은 다른 상황에서는 수년이 걸렸을 정치, 경제, 사회적 현상을 수개월만에 불러일으켰다. 

펜데믹으로 인해 확실히 조명된 문제에는 고용 불안, 취약한 보건체계, 불평등, 북반구-남반구 관계, 유엔의 공동 대응 조정 실패, 다양한 사람을 통제 및 처벌하기 위한 일방적 강제 조치, 세계 경제의 취약성, 국가의 역할 등이 있다. 

인류 및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직면한 위기는 다차원적이고 실존적 위협이다. 따라서 우리는 단결하여 사회적, 정치적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가능한한 모든 기회를 창조하고 강화하여 모두를 위한 상호교차적, 포용적 지평선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ALBA-TCP 사무국과 시몬 볼리바르 민중평화연대 연구소,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는 시급한 난제인 “지구 살리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다양한 연구기관들을 규합하였다. 

수 차례에 걸친 실무 회의를 통해 우리는 자본주의가 설정한 인류와 지구의 모든 생명체의 미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가지의 체계적인 제안을 준비하였다. 

본 문서는 이제 스스로의 생명을 갖고 자라고 있으며, 이를 제국주의, 식민주의, 자본주의에 맞서 싸울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모든 이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서론

카를로스 론, 비자이 프라샤드 

팬데믹을 거치면서 인간 사회의 취약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의 많은 부분이 무너졌고, 기후변화로 많은 동식물이 멸종했다. 지구의 운명은 종말과 멸종으로 향하고 있다. 

ALBA-TCP 사무국장 사샤 요렌티는 다양한 연구기관을 규합하여 지구 살리기 계획의 초안을 마련하였다. 지구 살리기 계획은 OECD나 세계경제포럼을 비롯한 많은 국제기구의 이윤 중심적인 접근법에 맞선 인간 중심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본 문서는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다.


ALBA-TCP는 무엇인가?

아메리카민중의 볼리바르 동맹(ALBA)는 2004년 쿠바 아바나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수상의 공동성명과 이행합의를 통해 수립되었다. 2006년 4월 볼리비아가 동맹에 가입하였으며, 동맹의 원칙을 보강한 후 상호보완과 연대, 협력에 기반한 민중무역협정(TCP)을 체결하였다. 


ALBA-TCP는 9개 회원국이 외세에 맞선 주권 확립과 국내 개발을 위한 통합을 도모하는 국제기구이다. 회원국 간 통합을 위한 방안으로는 역내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동 화폐(수크레),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역 에너지 기업(카리브해 석유 통합체, 남미 석유 통합체), 국제 커뮤니케이션 체제를 민주화하기 위한 텔레비전 방송국(텔레수르) 등이 있다.  ALBA-TCP와 더불어 역내 주권과 통합을 도모하는 기구에는  남미국가연합(UNASUR)과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가 있다.  


연구기관 네트워크란 무엇인가?

ALBA-TCP는 지구 살리기 계획을 개발하기 위해 시몬 볼리바르 평화연대 연구소와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와 협력하였다. 두 연구소는 지난 수 년간 협력해온 다양한 연구기관들을 규합하여 계획 작성을 위한 실무 네트워크를 구성하였다. 본 네트워크는 비공식 조직으로서 협업을 통해 강화될 것이며 앞으로 더 많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네트워크에 참여하고자 하는 연구기관은 plan@thetricontinental.org으로 연락할 수 있다. 

지구 살리기 계획이란 무엇인가?

1974년 유엔 총회는 비동맹운동, G-77, 유엔 무역개발회의가 구상한 신국제경제질서(NIEO)를 결의안으로 채택하였다. 신국제경제질서는 ‘공정성과 주권국 간의 평등, 상호의존성, 공동의 이익, 경제 체제와 사회 체제의 차이를 넘어 모든 국가 간의 협력이라는 원칙에 기반하여 불평등과 부조리를 해결하고 점차 커지고 있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를 해소하며 지속적인 경제적, 사회적 발전, 평화와 정의를 보장한다’.  이는 모두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는 생각이다.

제3세계의 약화, 소련과 동구권의 종말, 그리고 자본주의 선진국에서 사민주의의 붕괴로 인해 신국제경제질서와 관련된 모든 개발 어젠다가 무효화되었다. 그 대신 신자유주의의 어젠다인 긴축과 안보(전쟁)가 들어서게 되었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줄리어스 니에레레의 지도 아래 설립된 남방 위원회(South Commission)는 신국제경제질서를 부활시키려는 시도였으나 위원회의 마지막 문서인 남부를 향한 도전(Challenge to the South)은 필요한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지구 살리기 계획은 신국제경제질서(1974년)와 남부를 향한 도전(1990년)의 정신을 계승하도록 만들어졌다.  

지구 살리기 계획은 민중의 정부와 사회운동의 필요에 의하여 개발된 잠정적 초안이다. 열람과 논의, 비판과 개발이 더 많이 필요한 문서이다. 초안 이후에도 여러 원고가 나올 것이다. 본 문서의 발전을 위한 비판과 제안은 plan@thetricontinental.org 이메일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 본 문서는 우리의 운동과 조직을 통하여 발전할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유엔 결의안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지구 살리기 계획 

지구는 다양한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 위축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주가나 다국적 거대 기업의 실적 발표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실업과 불평등 통계, 기아율 증가와 절망과 분노의 확산으로 알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 억 명의 사람들이 절대 빈곤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이는 수많은 국가가 재앙 수준의 국가부채와 절망감에 빠지는 상황에서 눈사태처럼 쏟아지는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 비상조치가 필요하다. 각 국가는 편협한 국수주의를 버리고 협력하여 위기에 대한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현재 세계 위기는 금융, 보건, 식량 세 가지 부문의 아파르트헤이트로 정의된다. 

[금융 아파르트헤이트]

개발도상국의 대외채무는 11조 달러가 넘으며 2021년 말 원리금 상환액은 4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보건보다 채무 원리금 상환에 더 많은 예산을 소비한 국가의 수가 64개에 달했다. 채무 유예에 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이어졌고 여러 국제기구가 작게나마 지원을 제공했다. 이런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국가가 낮은 금리로 더 많은 금액을 빌리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채무를 더 늘리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대외채무를 면제하는 동시에 불법조세피난처에 은닉된 37조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활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채무 면제를 말할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용서”(forgiveness)이다. 그러나 사실 개발도상국의 채무는 기나긴 식민 침탈과 제국주의적 착취와 약탈로 생겨난 것이며 이를 없애는 것을 용서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부유한 국가는 제로에 가까운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은 잔혹할 정도로 높은 금리로 인해 코로나19 방역에 사용되어야 할 자금까지 채무 상환에 쓰고 있는 지경이다. 

[보건 아파르트헤이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는 세계가 재앙 수준의 도덕적 실패에 임박했다고 말했다. 이는 백신 국가주의와 백신 사재기를 겨냥한 비판이다. 북대서양 국가(캐나다, 미국, 영국 및 다수의 유럽 국가)는 백신 관련 지적 재산권을 유예해달라는 인도와 남아공의 요청을 무시하였다. 더불어 이런 북반구 국가들은 COVAX 프로젝트에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프로젝트가 실패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국민은 2023년까지 백신을 접종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북반구 국가들은 백신을 대량으로 사들여 비축 중이다. 캐나다만 해도 COVAX 백신까지 끌어모아 캐나다 국민 1인 당 5회 접종 가능한 분량을 비축하였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를 백신 아파르트헤이트라고 비판하였다. 

[식량 아파르트헤이트]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적으로 기아가 감소하였으나 2014년 이후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2020년 국내 절대빈곤을 완전히 근절해낸 성과를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기아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세계 기아는 현재 2010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21년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인구 3분의 1(23억 7000만 명)이 충분한 식량을 구하지 못했고 이는 1년만에 3억 2000만 명이 증가한 것”이다. 굶주림은 용납할 수 없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신속한 조치가 없다면” 기아 인구의 수가 팬데믹 종식 전까지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 세 가지 아파르트헤이트의 원인은 무엇인가? 바로 극소수의 기업과 정부가 세계 경제를 통제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통제 

금융 시스템에 대한 통제 

자원에 대한 통제 

무기에 대한 통제 

통신에 대한 통제 

우리는 신자유주의 긴축 정책과 강제적인 채무 제도, 개발 부족으로 인한 장기적 위기를 조사하는 연구 기관의 네트워크로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었다. 우리의 

계획은 신국제경제질서의 정신을 계승하여 민주주의와 세계질서, 환경, 금융, 보건, 주거, 식량, 교육, 노동, 돌봄, 여성, 문화, 디지털 등 총 12개의 주요 테마를 바탕으로 한 단기적, 장기적 비전을 제시한다. 이는 아직 골자에 불과하며 향후 1년간 더욱 확고한 계획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