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산업과 환경오염

홍승현(이슈브리핑팀)  

Prologue 

얼마 전 우연한 기회로 다시 본  KBS 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다큐멘터리 속 장면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어느 아프리카 국가의 강가에 의류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고 그 쓰레기 더미 위에서소들이 풀 대신 옷을 뜯어먹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아시아 국가의 강은 섬유 염색 공장에서 쏟아지는 폐수로 오염되고 더 이상 물고기가 살 수 없어서 주민들은 생계가 막막하다.

이렇게 우리가 쉽게 사고 버리는 의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경을 파괴하며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문제라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드러내고, 외면하지 말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수한 옷더미가 쌓여 쓰레기 산을 이룬 가나 수도 아크라 모습 (사진출처: The Guardian)

세계 패션 산업은 어떻게, 얼마나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류 수거함에 누군가가 옷을 입기를 바라면서 거리낌 없이 옷을 넣는다.  수거함에 모인 옷들 중 사용할 만한 옷들은 서울 및 각 지역의 구제 매장에서 중고 의류로 되팔리지만, 국내에서 수거된 헌 옷이 재활용 되는 비율은 전체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옷들 중 일부는 소각되고 땅 속에 매립되며 대부분은 다른 나라로 수출된다. 현재 한국의 헌 옷 수출량은 미국, 중국, 영국, 독일 다음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대부분 방글라데시, 필리핀, 가나 등의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로 수출된다. 수출된 옷들은 해당 국가에서도 많은 양이 소비되지 못하고 강가, 해변 등에 버려지고 악취와 유독한 화학 성분을 배출하며 주변 환경을 오염시킨다. 그야말로 폐기물 수출과 다를게 없다. 우리가 무심코 의류 수거함에 넣는 헌 옷들은 국경을 넘어 환경을 오염 시킨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의류 쓰레기가 많이 생기는 것일까?

의류 쓰레기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생산 업체들의 과잉 생산이다. 기업들은 이윤을 증가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기고 생산량을 늘린다. 패스트 패션의 등장은 이러한 자본주의의 속성을 극대화시키며 세계 패션 산업을 주도한다.

패스트 패션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소비하는 의류로 한 계절이 지나지 않아 입던 옷을 버리고 새로운 옷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을 만든다. 그리고 패션 기업은 유행을 타지 않는 의류는 내구성이 떨어지게 생산해 끊임없이 헌 옷을 버리고 새 옷을 구매하도록 만든다.

국내 의류 폐기물은 연 8만톤에 달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의류 폐기물의 양은 2018년 6만6,000톤에서 2020년 8만2,000톤으로 24.2% 늘어났다. 패션 기업 공장에서 버려지는 폐섬유류까지 합치면 이 규모는 연 37만톤으로 불어난다. 과잉 생산으로 발생한 의류 쓰레기는 재활용 과정에서, 폐기(매립 및 소각)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킨다.

환경 오염은 옷을 버리는 과정에서 보다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발생된다.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에는 2,700리터의 물이 사용되며, 면화 재배를 위해서는 전세계 사용량의 24%에 달하는 양의 살충제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계 폐수 발생의 20%에 해당하는 양이 의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또한, 의류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 의류 생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세탁 시 미세플라스틱으로 방출되면서 수질 오염 문제도 발생시킨다.은

이런 환경 오염을 가중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앞서 언급한 기업의 무분별한 과잉생산이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생산되는 약 1,000억 벌 이상의 의류 가운데 ‘브랜드 가치 유지'라는 이유로 73%(330억 벌은 1년 이내)가 소각된다. 의류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10%에 달한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은 자본주의 경제 

환경 오염은 자동차나 발전소처럼 화석연료를 직접 태워 눈으로 보이는 곳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심코 사고 버리는 의류에서도 막대한 규모의 환경 오염이 발생된다.

자본은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환경 규제가 없고 임금이 낮은 저개발 국가를 선택하여 환경을 오염시키며 자유롭게 생산한다. 반면, 부유하고 환경규제가 많은 나라에서는 값싼 의류 제품을 판매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과소비를 부추긴다. 또한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과잉 생산을 하고, 팔다 남은 것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거리낌 없이 소각한다. 

환경 오염으로 인한 위기, 전 인류의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수 년째 400ppm 이상을 기록하며 평균 기온을 높이고 있다. 지구는 이상 기후라는 형태로 끊임없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권력을 가진 자본은 아직도 문제를 해결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전 인류의 생존과 생태계 보존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방법은 두가지 밖에 없어 보인다. 모두 힘을 모아 투쟁해서 기득권으로부터 정치 권력을 빼앗아 자본을 투입하여 우리 손으로 환경을 살리든, 아니면 권력을 빼앗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기득권을 굴복시켜서 환경을 살리는데 자본을 투입하게 해야한다. 어떤 형태든지 전 인류의 생존을 위해 자본의 질주를 멈춰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인류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없다. 

더 무서운 사실은 향후 지구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 되어 인류가 거의 소멸되어도 일부의 거대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독점하고 있는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을 활용하며 계속 삶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느끼는 절체절명의 위기 의식을 거대 자본은 무시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고자료 

KBS 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https://m.blog.naver.com/hkbs_7114/223158259196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11767791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5995066&memberNo=36405506&vType=VERT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