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천억 달러가 어떻게 트럼프의 전쟁 기계를 업그레이드할까
글: 송대한
번역: 이재오
트럼프 정권은 국제법과 국가 주권을 깡그리 무시하고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실리아 플로레스 영부인을 납치했다. 이는 한 번으로 끝날 사건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갈수록 더 대담해지는 언사를 보면 그의 전쟁 기계가 그 공세를 더 확장해 다음은 쿠바, 멕시코, 콜롬비아, 그린란드까지 그 마수를 뻗칠 가능성이 보인다. 인류의 존재를 위협하는 위기에 맞서 모두가 단결해야 하는 지금, 미국의 초제국주의는 세계에 분열과 붕괴만을 가져다 주고 있다.
이 군사 정복 전략의 열쇠는 “AI, 양자 컴퓨팅, 자율 시스템, 그리고 이들을 가동할 에너지”이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와 공장, 제조 노하우, 그리고 기술력은 트럼프의 전쟁 기계를 강화해 줄 것이다. 이 협약을 저지하는 것은 트럼프 정권의 초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전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벼룩의 간을 빼다 먹기
소위 “해방의 날” 이후 트럼프는 세계 각국이 미국의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관세 전쟁을 벌여 수조 달러에 달하는 협약을 강요했다. 그의 주장은 미국의 대부호 기업가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수조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국 S&P 500 기업 중 70%가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한다(이는 해당 기업이 코로나19로 받은 충격에서도 볼 수 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애플이 세계 각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여 몸집을 3.8조 달러 규모로 불렸다는 것이다. 만약 애플이 국가였다면 그 경제 규모는 세계 7위가 될 것이다. 아마존은 대부분(71%)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을 유통하며 2.6조 달러 규모의 기업이 되었다. 만약 여러 나라가 미국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며 개발과 산업화를 이루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미국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입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애플이 아이폰 한 개를 팔 때 중국은 그 값의 2%만을 가져가지만, 애플은 50% 이상을 가져간다. 미국 무역 수지의 대부분은 세계 각국의 재정이 아니라 미국 국내 대부호들의 지갑 속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그렇게 가져가고 남은 각국의 푼돈까지 이제 트럼프가 빼앗겠다 한 것이다.
EU의 6,000억 달러 투자 협약이 강제력이 없고 대부분의 투자가 시장을 통해 자발적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그에 반해 일본의 5,500억 달러 투자(일본 외환보유고의 42%)와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한국 외환보유고의 83%)를 강제하려는 조치는 훨씬 더 직접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양국은 트럼프가 벌이는 사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보복성 관세의 위협에 빠지게 되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트럼프 정권은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제안할 것이다. 만약 이 제안을 거부하면 트럼프는 보복성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협상 결과가 일본보다 낫다(미국이 투자가 한국 경제에 가져올 불안정성을 고려하여 투자 금액을 연간 200억 달러로 제한하겠다는 것)고 자화자찬하지만, 두 협상 모두 불균등한 이윤 분배 구조로 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의 투자자들은 가진 자본과 제조 노하우를 모두 쏟아붓는다고 하더라도 이윤의 50%를, 그리고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고 난 이후에는 이윤의 90%를 미국에 바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돈 한 푼 안 쓰고 사업 이윤의 50%, 나중에는 90%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에 더해 그렇게 막대한 투자금이 한국과 일본 경제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민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미래의 경쟁사를 위해 공장을 지어주고 노동자를 훈련하는 이 투자가 양국의 산업 기반을 갉아먹고 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전쟁 기계 업그레이드
가장 나쁜 것은 이 투자가 보다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미국과 세계 민중의 이해와 요구를 충족하는 세상을 건설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트럼프가 세계 각국을 위협, 협박, 침략하는 데 사용할 최첨단 군사기술 및 이중 용도 기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게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미국이 (그간 주문이 많이 밀린) 군함,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을 확장하는데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다. 이에 더해 한국은 트럼프의 국가 안보 전략에서 “군사력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식별된 산업에 10년간 매년 2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다. 반도체 공장은 데이터 센터를 위한 칩을 생산해 전쟁에서 갈수록 더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AI를 미국이 지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한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제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군사력에 필수적인 주요 광물을 제련하기 위한 기술과 노하우까지 제공할 것이다.
확정된 게 아니다
트럼프는 관세 전쟁을 통해 많은 이권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고 협상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협박의 도구인) 관세 조치의 합법성이 미국 대법원에서 심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달리 말하자면 양해각서의 강제력은 트럼프의 관세 압력과 당사국 정부, 더 중요하게는 당사국 민중이 얼마나 트럼프의 강탈과 전쟁에 맞서 투쟁하는가에 달렸다.
한국의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는 트럼프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트럼프 1년 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조직위원회의 황정은 활동가는 “미국에 필요한 것은 세계를 더 효과적으로 위협, 협박, 파괴할 잠수함, 군함, AI가 아니다.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를 저지하는 것은 트럼프에 맞선 저항의 한 가지 수단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취임 1주년은 이를 위한 돌파구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