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거리: 트럼프의 관세 카오스가 말이 되는 이유(거시적 맥락)

정리: 송대한(콘텐츠팀, ISC)

번역: 심태은(번역팀, ISC)

이 글은 조에리 샤스푸르트의 동영상 “트럼프의 관세 카오스가 말이 되는 이유(거시적 맥락)”를 정리한 것이다. 이 동영상에서는 트럼프의 목적이 무엇인지 추측하면서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스티븐 미란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의 발언을 토대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상당히 유용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일명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MAGA) 마스터 플랜”이라는 접근법에서는 미국을 재산업화하고 달러의 세계 기축 통화 지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MAGA의 사고방식: 재산업화는 국가 안보 문제

베센트와 미란은 미국의 탈산업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이를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인식한다. 미국 경제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1950년대에 28%에서 현재는 10%로 감소했다. 트럼프 쪽에서는 이러한 산업적 쇠퇴가 주요한 지정학적 갈등(특히 중국)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군사화할 능력을 약화한다고 주장한다. JD 밴스 부통령은 중국의 국영 기업 하나가 1년에 건조하는 상용 선박의 수가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건조한 수보다 훨씬 많다고 공공연하게 경고했다. 중국 같은 적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면 전쟁 시에 처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 질서

베센트는 낮은 관세, 군사적 보호, 미국 달러 시장에 대한 우선 접근권 등이 제공되는 녹색 국가, 협상과 조건부 혜택의 대상인 황색 국가,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주도의 체계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하는 적색 국가(중국 등 전략적 라이벌 국가) 등 세 가지 범주로 국가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미국 외교 정책의 변화는 세계대전 후 나타난 두 가지 변화의 뒤를 따르는 것이다. 하나는 달러의 금태환성과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기반으로 환율을 고정하여 미국이 공산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일본과 독일 같은 동맹국의 산업 성장을 촉진한 브레턴우즈 체제(1944~1973)이다. 두 번째는 훨씬 시장 지향적이며 낮은 관세, 변동환율제, 친시장 국가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을 특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질서(1980년대~2016년)이다. 이 두 가지 체제를 통해 미국 달러는 기축 통화 지위라는 “막대한 특권”을 누리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미국은 대규모 적자 재정을 운영하고 전 세계적으로 무력을 투사하면서도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그 대가는 미국의 탈산업화로 되돌아왔다. 현재의 체제는 미국이 재산업화하고 세계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전 세계의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미국이 더 많은 달러를 찍어 내고, 그 결과 금태환성에 대한 달러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트리핀 딜레마 때문에 붕괴했다. 1971년에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10년간 경제 불안정이 지속되었고, 1980년대에 신자유주의가 대두하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적 질서에서는 세계화와 자유 무역을 추진했지만, 개발도상국이 수입량보다 더 많이 수출하도록 하여 미국 달러를 축적하도록 장려했는데, 이는 대체로 미국 제조업 부문의 희생을 전제로 했다. 2001년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차이나 쇼크”로 미국 산업 지역이 초토화되자 포퓰리즘 백래시가 일었고, 그 덕분에 트럼프가 2016년에 집권하게 되었다.

마스터 플랜: 세 가지 단계

트럼프의 전략은 세 가지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1단계: 관세 카오스

동맹국과 적대국을 향한 일련의 관세는 지렛대를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 미란과 베센트는 트럼프가 세계 무역 체계를 재정렬하기 위해 관세를 협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란에 따르면 이러한 징벌적 조치는 더 심오한 체제 개혁을 위한 기반을 준비하는 것이 목적이다.

2단계: 상호 관세

목표는 상호 관세 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만큼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모든 나라가 서로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경쟁이 공평해진다는 것이다. 미란에 따르면 미국이 이러한 접근법을 고수할 수 있는 이유는 모두가 미국 소비자 시장과 달러 체제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3단계: 마러라고 합의

미란의 기고문과 베센트의 연설에서 엿볼 수 있는 마지막 단계는 브레턴우즈 체제를 따라 한 새로운 국제 합의이다. “마러라고 합의”에서는“녹색 국가”가 자국 통화의 환율을 달러에 고정하는 대신 미국 시장, 군사적 보호, 달러 체제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다. 달러가 너무 강해질 때마다 녹색 국가는 달러에 맞춰 자국 통화의 평가를 절상해야 한다. 이는 브레턴우즈 체제 시절의 고정 환율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브레턴우즈 체제와는 달리 이러한 국가에서는 미국에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 즉, 미국의 속국 신세가 되는 것이다.

위험성과 회의론

MAGA 진영에서는 그들의 계획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면서도 재산업화할 방안을 제시한다고 주장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결함이 있다.

  • 역사적 선례: 이전의 무역 전쟁, 특히 1930년대의 무역 전쟁은 광범위한 경제적 어려움과 전 세계적 갈등으로 이어졌다. 많은 경제학자 역시 이러한 전술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신뢰 부족: 최근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같은 오래된 무역 협정을 약화했고 동맹국에 위협을 가했다. 사실상 미국의 이해에 종속될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조건에 굴복하라고 다른 나라에 요구하려면 현재는 존재하지 않을 정도의 신뢰와 안정성이 필요하다.

  • 전 세계적 저항: 많은 국가가 자국의 주권이 줄어드는 것을 받아들이기보다 미국 주도의 체제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을 예로 살펴보면 이미 미국 중심의 무역과 금융 체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질서일까, 위험한 도박일까?

트럼프 진영에서는 현재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체제가 더 이상 미국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관세와 경제적 벼랑끝 전술을 통해 미국의 산업적 힘을 복원하고 달러 패권을 유지하도록 세계 질서를 강제로 재편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략은 역사적 분석과 지정학적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국제적 협력, 신뢰, 그리고 파트너 국가의 경제적 희생이 필요합니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브레턴우즈 체제나 신자유주의 혁명과 같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가 탄생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동조하는 나라가 없거나 미국이 스스로를 맹신하여 일을 그르친다면 전 세계적인 탈달러화와 미국의 쇠퇴가 가속할 수도 있다.